[도서정보]
- 저자: 황현산
- 출판사: 난다
- 한 줄 소개: 고 황현산 교수님의 산문집
[저자 소개]
1945년 목포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현대시에서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를 연구하며 문학평론가로 활동했으며, 한국번역비평학회를 창립, 초대 회장을 맡았다. 지은 책으로는 「전위와 고전」, 「잘 표현된 불행」,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등이 있다.
[책을 읽게 된 동기]
산문집을 읽어보고 싶어서 책을 고르고 있었는데, 친구가 추천해 줘서 읽게 되었다.
[인상 깊은 구절]
현실을 현실 아닌 것으로 바꾸고, 역사의 사실을 사실 아닌 것으로 눈가림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상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라 비겁하기 때문이다.(p18)
자유는 좋은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라는 말이 이 땅에서 자유를 억압한 적은 없지만, 민주주의 앞에 붙었던 말은 민주주의도 자유도 억압했다. 이를테면 ‘한국적 민주주의’가 그렇다.(p109)
의심스러운 것을 믿으라고 말하는 것도 폭력이며, 세상에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살아가는 것도 따지고 보면 폭력이다. 어떤 값을 치르더라도 폭력이 폭력인 것을 깨닫고, 깨닫게 하는 것이 학교 폭력에 대한 지속적인 처방이다.(p115)
[내 생각]
이 책을 완독 하기 위해 걸린 시간은 3개월이다. ‘쪽수가 많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고 물어볼 수 있는데, 하루에 한 편의 글만 읽었기 때문이다. 글 하나 하나에는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후다닥 읽는 것은 왠지 저자를 모욕하는 처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신 천천히 글을 읽고, 다 읽은 다음에는 잠시 글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이렇게 말하는 게 참으로 건방져 보이겠지만, 읽는 내내 참으로 잘 쓴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장이 수려하고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글을 읽으며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나도 나중에 이런 책을 한 번 써보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의 제일 첫 장에 적힌 글
'천년 전부터 당신에게.....'
이 말이 너무 설렜다. 진짜 천 년 전부터 온 글은 아니겠지만, 기분은 오래전, 이 땅의 존재했던 한 지성인으로부터 편지를 받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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