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보]
- 저자: 시오노 나나미(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
- 출판사: 문학동네
- 한 줄 소개: 11세기부터 13세기까지 이어진 십자군 원정을 그린 책
[저자 소개]
1937년 7월 도쿄에서 태어났다. 가쿠슈인 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한 뒤 1963년부터 1968년까지 이탈리아에서 공부했다. 1968년에 집필활동을 시작하여, 1970년 『체사레 보르자 또는 우아한 냉혹』으로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1992년부터 로마제국 흥망의 역사를 그린 『로마인 이야기』에 몰두하여 1년에 한 권씩 집필했다. 1993년 『로마인 이야기 1』로1』 신초 학예상, 1999년 시바 료타로상을 수상했다.
2002년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국가공로훈장을 받았으며, 2007년에는 문화 공로자로 선정되었다.
[인상 깊은 구절]
[내 생각]
세계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십자군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아니 세계사를 공부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만큼 유명하기에 십자군에 관련된 책은 많이 나와 있으며, 이를 배경으로 한 영화 역시 많이 나와 있다. 그 수많은 책들 중에서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운명에 대한 통찰까지 곁들여 역사를 서술하는 시오노 나나미의 글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마 시오노 나나미의 전작인 로마인 이야기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는 잘 알 것이다. 이 책에서도 이 점은 매우 잘 드러나있어 총 3권의 긴 이야기지만 힘들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십자군에 대해서는 정보가 워낙 많기에 십자군 원정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여기선 십자군 원정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보려 한다.
십자군 원정은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와 “알라는 위대하다.”의 두 세력의 격돌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과 알라신, 이 두 신을 위해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무려 200년이나 치열하게 싸웠다. 하나님이 성지 예루살렘을 되찾기 원한다는 명분으로 모두 8번 출정했지만, 십자군은 끝끝내 예루살렘은 되찾지 못 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목숨이 각자가 믿는 신을 위해 싸우다 사라졌다.
‘그런데 하나님은 정말 이걸 원하셨을까?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자신의 아들까지 내주신 그분이 조그만 땅 하나를 되찾기 위해 수많은 목숨이 희생되는 것을 바라셨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이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신앙을 명분으로 했지만, 결국엔 욕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서유럽을 넘어 동유럽까지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었던 교황은 십자군을 종용했고, 이슬람 세력에게 공격을 받고 있는 동로마제국은 이를 막기 위해 십자군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도시국가, 베네치아와 제네바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십자군을 도와주었다. 원정을 간 유럽의 왕과 기사들 역시 순수한 신앙심만으로 십자군에 동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면 경제적 동기가 없는 전쟁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전쟁은 할 필요가 없었다. 자료에 따르면, 이슬람이 예루살렘을 점령한 뒤에도 유럽인들은 성지순례를 갈 수 있었다. 이슬람은 이를 막기는커녕 오히려 환영했다고 한다. 그럼 이슬람과 평화롭게 지내면 될 건데 왜 무리해서 예루살렘을 점령하려고 했을까? 아마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것만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것을 적에게 강요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갈등이 일어나지 않았나 싶다.
이 문제는 비단 800년 전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에도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자신만 옳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것을 강제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우리는 이를 조심해야 할 것이다. 또다시 십자군 원정이 벌어져 또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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