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보]
- 저자: L.N. 톨스토이(박형규 옮김)
- 출판사: 인디북
- 한 줄 소개: 톨스토이가 쓴 단편소설들을 하나의 책으로 엮은 것.
[저자 소개]
톨스토이는 1828년 러시아의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태어나 카잔대학교를 중퇴하고 고향에 돌아와 농촌 계몽 활동을 하다가 실패하고 군에 입대했다.
그는 처녀작 『유년시절』을 시작으로 주로 《현대인》이란 잡지를 통해 『소년시절』, 『청년시절』, 『카자크 사람들』 등을 발표했다. 이후 투르게네프, 곤챠로프 등 공인들과 친교를 맺으면서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등 세계적인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또한 『바보 이반』, 『두 노인』 등 민중소설도 썼으며 종교론, 예술론, 인생론, 희곡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방대한 저서를 남겼다.
[인상 깊은 구절]
전 다만 그자에게 여분의 곡식을 영글게 해 주었을 뿐입니다.. 그것은 즉, 그 짐승의 피는 항상 그 자 속에 있었던 것이지만, 그 자가 필요한 만큼의 곡식을 마련할 동안은 그 피가 출구를 찾을 수 없었던 거지요(p256)
[내 생각]
러시아 소설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톨스토이’란 이름은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리고 과장을 좀 하자면, 그가 쓴 소설 중 하나는 무조건 읽어보았을 것이다. 이 책은 이런 톨스토이의 소설들을 한 책을 엮은 것이다. 사실 이 책 자체도 꽤 유명한 책이다. 몇 년전(정확히는 십몇 년 전)에 ‘느낌표-책을 읽읍시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이달의 도서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향이 반골이라서 그런지, 나는 한참 유명할 때는 읽지 않았다. 그 당시엔 무작정 유행에 편승하는 것이 싫었나 보다.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이 책이 차츰차츰 잊혀갈 때쯤 이 책을 꺼내 읽었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톨스토이의 소설은 뭔가 따뜻하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쓰지는 않은 것 같은데, 마치 동화를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종교적 색채가 제법 들어있다. 읽다보면 ‘하나님’이란 표현이 제법 나온다. 추측컨대, 톨스토이가 소설을 쓸 당시에는 종교의 영향력이 강했던 것 같다.
이 책에는 모두 12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나는 이 중에서'어떻게 작은 악마는 빵조각을 보상하였는가'를 좋아한다. 다른 이야기들에 비하면 그렇게 유명한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마음 한 켠에는 탐욕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를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작은 악마는 빵조각을 보상하였는가'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느 가난한 농부가 아침도 먹지않고, 점심으로 먹을 빵 한 조각만 챙긴 채 밭을 갈러 나갔다. 농부는 빵을 겉옷으로 덮어놓았는데, 점심시간이 되니 이 빵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사실 작은 악마가 이 농부가 일을 할 때, 이 빵을 훔쳤던 것이다. 작은 악마는 덤불 뒤에 숨어서 농부가 화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농부는 약간의 실망만 한 채, 다시 일을 하는 것이다. 농부가 죄를 짓게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못 한 작은 악마는 큰 악마한테 혼나고 만다. 그리고 큰 악마는 작은 악마에게 빵 조각을 보상하고 오라고 말한다. 그렇게 3년이 지난 후, 작은 악마는 이 농부를 타락시켰는데, 그 방법이 기묘했다. 바로 농사가 너무 잘 되게 하는 것이었다. 농사가 잘 되어 많은 곡식을 거두게 되자, 농부는 부자가 되었고 남은 곡식으로 술까지 담가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되자 옛날의 착한 심성은 온데 간데 없이 없어져 버렸고, 빵 한 조각조차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을 아까워하는 탐욕의 노예가 되어버린 것이다. 작은 악마는 큰 악마에게 일을 보고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전 다만 그자에게 여분의 곡식을 영글게 해주었을뿐입니다. 짐승의 피는 항상 그 자 속에 있었던 것이지만, 그 자가 필요한 만큼의 곡식을 마련할 동안은 그 피가 출구를 찾을 수 없었던 거지요’ 결국 그동안 농부가 가난했기 때문에 욕망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부자가 되니깐 이 욕망이 여지 없이 드러나 버리고 만 것이다.
그런데 욕망을 잘 관리할 수 있지 않았을까? 누구에게나 욕심이 있는 것은 알고, 그 마음이 부유해졌을 때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많은 것 중에서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성경구절도 있듯이, 일이 잘 되었을 때, 교만해지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찾았다면 악마가 승리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러니깐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늘 악마가 승리한다면 또다른 지옥이 이 세상에 펼쳐질 것이고 때문이다.
이밖에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나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등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도 많으니, 한 번 읽어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