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 Reviews/에세이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by 가증스러운 푸우 2025. 2. 18.
728x90
반응형

[도서정보]

- 저자: 백수린

- 출판사: 창비

- 한 줄 소개: 소설가 백수린이 서울의 한 동네로 이사하게 되면서 겪은 일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엮은 책

[저자 소개]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여름의 빌라,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 짧은 소설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산문집 다정한 매일매일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지문학상, 젊은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책 내용 소개]

  • 어떤 공간이 누군가에게 특별한 장소가 된다면 그것은 다름 아니라 오감으로 각인되는 기억들의 중첩 때문이라는 사실도.(p14)
  • 미래 쪽으로만 흐르는 시간은 어떤 기억들을 희미하게 만들어버리기도 하지만, 장소는 어김없이 우리의 기억을 붙들고 느닷엇이 곁을 떠난 사랑하는 것들을 우리 앞에 번번이 데려다 놓는다.(p21)
  • 우리는 모서리와 모서리가 만나는 자리마다 놓인 뜻밖의 행운과 불행. 만남과 이별사이를 그저 묵묵히 걸어나간다.(p31)
  • 어떤 아름다움은 소유될 수 없는 것이니까. 어떤 아름다움은 소유하지 않아 존재하는 것이니까(p50)
  • 우리의 궤적은 일정한 보폭으로 이루어진 단호한 행진의 걸음이 아니라 앞으로 갔다 멈추고 심지어 때로는 뒤로 가기도 하는 춤의 스탭을 닮아 있을 수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 우리는 그런 방식으로만 아주 천천히 나아간다고(p72)
  • 무엇이 되었든 생명을 가진 존재는 한없는 사랑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 존재는 사랑을 줄 줄 안다.(p102)
  • 미래에 당도할 슬픔에 쉽게 마음을 내맡기는 대신 최선을 다해 지금의 ‘함께 살아있음'을 살아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그 작은 몸을 통해 배운다.(p121)
  • 죽음은 너무나도 커다란 상실이자 슬픔이고, 그것을 담기에 언어라는 그릇은 언제나 너무나도 작다.(p130)
  • 인생이란 탄생과 죽음사이를 날아가는 화살이라는 사실을. 그 가냘픈 화살은 눈 감 짝할 사이에 날아가 과녁에 꽂힌다. 하지만 우리는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언제나 같은 어리석음을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p162)
  •  

*에세이형식의 글이라 책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들을 발췌했습니다*

 

[내 생각]

평소, 에세이는 잘 읽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일에 관심을 가지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다른 사람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에는 손이 잘 가지 않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이 아니었다면 백수린이란 소설가도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제목을 보고 내용이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데 어떻게 그냥 넘어갈 수 있겠는가?

 

작가는 단독주택에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에 옛 성곽이 보이는 아름다운 동네이지만, 아무런 연고도 없는 서울의 한 동네로 이사를 하게 된다. 높은 언덕과 폭이 좁은 골목, 방 안까지 흘러들어오는 각종 소음과 무례한 이웃까지 그전에 살던 곳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불편한 집이었지만, 다정한 M이모와 살뜰한 E언니, 그리고 무심히 챙겨주는 이웃집 아주머니 덕분에 저자는 하루하루를 행복으로 채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런 저자가 이사를 가서 얻은 소소한 행복의 내용을 읽다 보니 나 역시 이런 장소에서 살아보고 싶어졌다.  사실 예전부터 내가 꿈꾸던 삶은 시골집에 살면서 시간 나면 동네를 천천히 걸으며 주변 구경을 하고, 어떤 날은 집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바깥 구경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책도 읽으며 사는 것이다. 지금껏 도시에서 살아왔기에, 많은 문명의 이기들이 옆에 있었기에 이렇게 살면 분명 많이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이 책의 제목처럼 정말 아주 오랜만에 행복할 것 같다. 

 

728x90
반응형

'Book Reviews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이 선생이다.  (4) 2025.01.04
그깟 취미가 절실해서  (2) 2024.06.03
선량한 차별주의자  (0) 2024.03.30
쓰는 직업  (0) 2024.02.19
책 좀 빌려줄래  (1) 2024.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