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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s/경제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by 가증스러운 푸우 2023.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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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

- 출판사: 더숲

- 페이지: p235

- 한 줄 소개: 시골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저자가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생각하고 그 대안을 찾는 내용

 

[책을 읽게 된 동기]

 몇 년 전, 나는 경제학을 공부하기 위에 여러 대학원을 알아보고 있었다. 그때, 한 친구가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해 주었다. 한동안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살다가 기억이 나서 읽게 되었다.

[책의 내용]

앞서 저자소개에도 말했듯이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의 한 시골에서 빵집 '다루마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 빵집은 여느 빵집과는 다른 특별한 점이 3가지 있는데, 다음과 같다.

첫째, 이윤을 남기지 않는다. 

둘째, 이스트가 아닌 천연효모균을 사용한다.

셋째, 일주일에 4일만 일하고, 일 년에 한 달은 장기휴무를 한다.

 

저자가 이런 경영방침을 세운 데에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첫 직장에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봤기 때문이다.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 씨는 유기농 농산물을 취급하는 회사에 취업을 했다. 어릴 적부터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농부를 살고 싶었기에, 저자는 이 회사에서 자신의 꿈을 어느 정도 실현시킬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내 실망을 하고 만다. 이 회사에서는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한다거나 뒷돈을 받고 거래를 하는 등 온갖 부정을 저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회사를 나오게 된 저자는 많은 고민을 하던 중 빵집을 차리고자 마음을 먹는다.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2008년에 일어난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가 불러온 경제 위기이다. 이 사건을 보며 저자는 자본주의가 가진 모순을 보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빵집을 운영하며 자본주의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할 수 있으면 그 대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그렇게 해서 찾은 것이 바로 '썩어 없어지는 경제'이다. 원래 모든 것은 썩는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인데 오늘날의 경제는 이 것을 거스르고 있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대표적인 것인 예가 '돈'이다. 아시다시피 돈은 썩지 않는다. 그래서 저자는 이윤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빵을 만드는 데 있어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스트는 인간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것이 자연의 섭리에 거스른다고 생각한다. 생각해 보면 자연은 '약육강식', '적자생존'이 기본이고, 이러한 자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 강인해져야 한다. 그래서 천연효모균은 생명력이 강하다. 이에 반해, 이스트는 인간들이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해 준다. 자신을 해치는 천적 또한 없다. 그러다 보니 생명력이 약하다. 그래서 이스트대신에 천연효모균을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천연효모균을 채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저자 역시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쌀을 바꿔보기도 하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다른 빵집과는 다르게 저자의 빵집은 휴일이 많다. 노동자를 착취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사실 이윤을 얻는 방법은 간단하다. 노동자에게 주는 임금보다 더 많은 일을 시키면 된다. 즉, 노동자에게는 100만 원을 주고 120만 원 치의 물건을 만들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노동자들이 일하는 시간을 늘리면 된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노동자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그리고 이것은 경제를 병들게 할 뿐이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에게 긴 휴가를 준다. 비록 자신이 운영하는 빵집이고 자신이 그 빵집에서 일하는 노동자이지만 결코 자신의 노동력을 착취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저자는 돈이 그 지역 안에서 순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그 지역에서 번 돈은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그 지역에서 다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빵을 만들 때 자신의 지역에서 나는 밀과 쌀, 그리고 과일을 이용한다. 그릇으로는 플라스틱보다는 대나무로 만든 전통 그릇을 사용한다. 이렇게 해서 만든 빵을 과일을 공급해 주는 사람에게, 밀을 공급해 주는 사람에게 대나무 그릇을 공급해 주는 사람에게 팜으로써 돈이 외부로 나가지 않고 그 지역 안에서만 도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내용들은 어찌 보면 다소 황당하고 파격적일 수 있지만, 그래도 저자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빵집 '다루마리'에서 빵을 굽고 있다.

 

 

[책을 읽고 난 후의 생각이나 느낌]

 이 책에서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가 말한 신념에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나 역시 오늘날의 자본주의는 분명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를 누가 제일 처음 만들어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오늘날 같은 것을 바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중요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돈이 도구로써 가치가 있다는 것이지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를 사는 사람들에게 돈은 그 자체로써 중요하다. 오히려 이 돈을 위해 다른 것들을 희생한다. 예를 들면 '건강'이나 '행복' 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저자 역시 자본주의와 정반대에 있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었고, 여기에 나오는 내용을 바탕으로 자본주의를 바꾸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인간들이 만들어낸 제도가, 이념이 완벽할리는 없다. 그래서 꾸준히 보완해 나가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 사회는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보기엔 저자의 생각은 너무 급진적이면서도 너무 이상적인 것 같다. 오늘날의 자본주의가 잘못되었다고 해서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는 것일까? 또한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일까? 자본주의에서 이윤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열심히 일해 양질의 제품을 만들어 파는 사람에게는 부가 쏠리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것을 목표로 자본주의가 탄생하기도 하였고... 그래서 이윤을 전혀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본주의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차라리 정당한 방식으로 돈을 벌고 이 돈을 사회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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