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보]
-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조동선 옮김)
- 출판사: 밝은 세상
- 한 줄 소개: 우발적으로 아내의 내연남을 살해한 변호사가 완전범죄를 위해 자신이 죽인 내연남 행세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소설
[책을 읽게 된 동기]
예전에 한번 읽었던 소설인데, 오랜만에 다시 읽고 싶어서 읽게 되었다.
[줄거리]
월가의 변호사 ‘벤 브래드포드’는 슬하에 아들 두 명을 두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지만, 아내 ‘베스’와 사이가 좋지 못하다.. 베스는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남편인 ‘벤 브래드포드’와 결혼함으로써 자신의 꿈이 좌절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벤도 변호사보다는 사진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그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고 현재는 자신의 집에 암실을 꾸며놓고 취미로 사진을 찍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벤은 아내 ‘베스’가 이웃에 있는 사진작가 ‘개리’와 불륜관계임을 알아채고 만다. 게다가 베스는 벤과의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벤은 이를 따지기 위해 개리를 찾아가지만, 우발적으로 개리를 죽이고 만다. 일생일대의 치명적 실수를 저지른 벤은 이를 감추기 위해 ‘벤 브래드포드’를 죽여 버리고 자신이 ‘개리’로 살기로 결심한다. 이에 벤은 개리로 가장해 몬태나 주의 산간지방인 마운틴폴스로 도주해 새 삶을 시작한다. 그곳에서 심심풀이로 찍은 인물사진이 지역 신문에 게재되게 되고 벤은 평생의 꿈인 사진작가로 유명해진다. 이로 인해 매스컴의 관심이 쇄도하게 되면서 벤은 자신이 숨겨온 과거가 들통날 위기에 처하게 된다.
[나의 생각]
이 소설의 특징을 세 단어로 표현하자면, ‘기발한 착상(着想)’,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 그리고 ‘폭발적인 스피드’이다.
이 소설의 줄거리를 큰 틀에서 보면, ‘잘 나가는 변호사가 아내의 내연남을 죽이게 되고, 이를 덮기 위해 내연남 행세를 한다.’ 일.’ 것이다. 지금이야 이런 방식의 전개가 흔하지만, 이 책이 출간된 2010년에는 정말 센세이션 했을 것이다. 적어도 나는 처음 읽었을 당시엔 무척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나를 버리고 다른 사람의 살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과거의 ‘나’를 A, 현재의 ‘나’를 B라고 한다면, 내가 지금 살고 있는 B의 삶은 정말 B의 삶일까? A의 과거를 B의 삶을 덧입혔으니 진정한 의미에서의 B의 삶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이 소설은 무척 박진감이 넘친다. 작가는 벤의 심리상태를 정말 있는 그대로 솔직히 드러냈다. 그러다 보니 소설을 읽는 내내 ‘저러다 벤의 정체가 들키지 않을까?’하며 조마조마한 심정이었다. 소설의 독자가 아닌 또 하나의 벤이 되어서 소설을 읽어나갔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400페이지가 넘는 긴 소설이지만 별로 지루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은 전개가 빠르다. 읽다 보면 어느새 벤이 개리를 죽였고, 어느새 뒤처리를 했으며, 또 어느새 몬태나 주로 도망가 유명한 사진작가가 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것 하나 대충대충 넘어가지 않는다. 또한 사건과 사건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매우 짜임새 있게 구성했다. 그래서 이 많은 내용을 빠른 속도로 전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꿈’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벤은 변호사로 성공했지만, 그래도 자신이 예전에 꿈꾸었던 사진작가를 포기하지 못했다.. 벤의 아내 베스는 가족 때문에 자신의 꿈이 희생당했다고 생각해 벤과 사이가 멀어진다. 그리고 줄거리에서 소개하지 않았지만, 벤의 선배 변호사인 ‘잭 메일’ 역시 어릴 적 꿈은 화가였다. 예전에 한 방송에서 철학교수가 나와 꿈에는 저주가 있어, 그 꿈을 이루기 전까지는 결코 그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 실제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을 보면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만약 벤과 베스가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면 그들의 삶은 달라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