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보]
- 저자: 미나토 가나에
- 출판사: 비채
- 페이지: p374
- 한 줄 소개: 여러 사연을 가진 여자들이 등산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다룬 소설로, 각 장마다 별개의 이야기를 다룬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게 된 동기]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을 좋아하는 친구가 전작과는 분위기가 다른 소설이 있다고 추천하여서 읽게 되었다.
[책의 내용]
앞에서 설명했듯이 여러 가지 사연을 가진 여자들이 등산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이나 마음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마다 주인공이 다르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장에서는 결혼을 앞둔 백화점 직원이 주인공으로 평소에는 이야기하기 껄끄러웠던 동기와 걸으면서 그 동기에 속사정에 대해서 알아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두 번째 장에서는 결혼 적령기의 여성이 미팅행사에서 만난 남자와 같이 등산을 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마침내 그 남자와 결혼을 결심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나는 이 중에서 6번째 '긴토키 산'편을 인상 깊게 읽었다. 주인공 마이코는 후쿠오카 출생으로 8년 전 마루후쿠 백화점에 판매원으로 취직하였다. 그전에는 중학생 때부터 대학교까지 배구선수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목표지향적이고 1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배구를 그만두고 백화점에 입사를 했을 때도, 자신이 꼭 이루어야 하는 목표 10가지를 정해 놓았고, 목표들을 하나씩 달성해나가고 있다. 등산은 마이코의 9번째 목표였다. 처음에 마이코는 후지산을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남자친구인 다이스케의 권유로 인해 긴 토키산으로 목적지를 바꾸게 된다. 킨토키 산을 오르면서 마이코는 전국제패를 목표로 했지만 결국엔 이루지 못 한채 그만두었던 배구선수 시절부터 백화점에 입사해서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했을 때를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내심 후지산에 가지 못 하고 킨토키산을 오르고 있는 것을 내심 불만스럽게 생각한다. 아마도 여기에는 자신의 동기인 리스코와 유미가 올랐던 산보다는 낮은 곳을 오르고 있다는 사실도 거기에 한몫했을 것이다. 하지만 킨토키산 정상에 도착하고 나서는 마음이 바뀌게 된다. 킨토키산 정상에서 후지산의 절경이 보이는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면서 마이코는 후지산을 단지 자신이 정복해야만 했던 3776미터의 산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단지 제일이 되고 싶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울러 이제껏 자신의 인생도 단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을 했을 뿐 즐기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부분이 인상깊었던 이유는 예전의 나와 많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나도 단지 제일, 최고가 되고 싶었을 뿐 왜 그것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그 목표를 이루고도 별로 즐겁지 않았다. 나도 마이코처럼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만 급급했을 뿐 거기까지 가는 과정을 즐기지는 않았던 것이다.
[책을 읽고 난 후의 생각이나 느낌]
고백하자면 예전에 이 책을 한 번 읽었다. 하지만 그때는 지금 읽은 것처럼 마음에 와닿거나 그러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마도 그때는 사회생활을 한 경험이 없었을뿐더러, 나 자신을 돌아볼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니 정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비단 내가 소개한 여섯 번째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내향적이라서 먼저 말을 못 거는 사람이라든가, 한 때 좋아하던 사람과 같이 여행을 갔었는데 지금은 헤어진 채로 혼자서 그 장소로 가보면서 그때를 추억한다든지.....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이라고 하면, 각 장이 따로 떨어져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첫 번째 장의 주인공들이 두 번째 장에서는 조연으로 나오고, 세 번째 장에서 지나가듯 나온 사람이 7번째 장에서는 주인공으로 나오는 식이다. 이를 발견하면서 읽다 보니깐 소설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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